
얼마 전 사회적 기업 창업 과정에 특강을 하러 갈 기회가 생겼다. 대기업을 나와 창업을 하고 1년여간 어떤 어려움과 성과가 있었는지 발표한 후 질문을 받았는데 경제적인 수입 내용이 가장 많았다.
“수입은 많이 줄었습니다. 대기업에 다녔을 때보다 얼마나 줄었을까요?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수입이 줄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 생활이 됩니다. 불필요한 소비가 줄어드니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습니다. 수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러분들이 관심 있는 분야에서 얼마나 사회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그 일이 여러분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느냐입니다. 경제적인 보상을 상쇄할 만큼 여러분들의 가슴을 뛰게 할 수 있는 멋진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도 퇴사 직전 고민과 걱정이 많았다. 나는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한 번도 작은 회사에 다닌 적이 없었다. 운 좋게 좋은 직장을 다니게 되었고 연봉, 사내 복지 등 모든 면에서 만족할 만했다. 그런 내가 중견 기업으로의 이직도 아니고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겠다고 나셨으니 걱정이 앞서는 건 당연했다.
내가 정말 해보고 싶은 일이고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니 좋기는 하겠지만 ‘정말 생활이 될까? 아직 어린아이들과 아내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등의 여러 가지 근심이 들기 시작했다.
이런 산란한 마음 때문에 퇴사 후 2주 동안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사업 계획서를 썼다가 지우기를 반복하며 구체적인 계획을 잡기 시작하니 불안감이 더욱 엄습하기 시작했다. 구체화 하면 할수록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교육이나 고용 창출은 쉽지 않게 느껴졌다.
고민이 깊어지던 내가 집어든 신약성경의 루카복음에서 눈에 띄는 구절이 들어왔다. “목숨을 부지하려고 무엇을 먹을까, 몸을 보호하려고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마라. 목숨은 음식보다 소중하고 몸은 옷보다 소중하다. 까마귀들을 살펴보아라.
그것들은 씨를 뿌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골방도 곳간도 없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그것들을 먹여 주신다. 너희가 새들보다 얼마나 더 귀하냐? … 오히려 너희는 그분의 나라를 찾아라. 그러면 이것들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너희들 작은 양 떼야,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그 나라를 너희에게 기꺼이 주기로 하셨다.”(루카 12,22-32 참조)
루카복음을 읽고 나서 나 자신을 돌이켜보았다. 나는 하느님을 따르는 신앙인이지만, 막상 하느님을 향한 믿음보다 내가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착각으로 걱정과 근심에 쌓여 있었다. 그날부로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사람들에게 내가 하려는 일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잡념과 근심이 사라지니 일의 집중도가 높아지고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연이어 일어났다. 대학생, 경력단절여성, 자폐성 장애 청년을 위한 테스터 양성 과정 등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들에 대한 의뢰가 들어오고 매출이 성장하기 시작했다. 또한, 경력단절여성 및 자폐성 장애인에 대한 직접 채용이 가능해지기 시작했다. 이제 테스트웍스는 1년 만에 15명의 직원을 고용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사업을 하다 보니 늘 예측이 쉽지 않다.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일이 수포로 돌아가고 생각지도 못한 우연한 기회로 일이 생겨난다. 루카복음 말씀처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차려입을까?’를 걱정하기 시작하면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힐 수가 없다.
내일을 미리 걱정하지 말고 매일 하느님이 원하시는 일을 하고 있는지 성찰하고 모든 산란한 마음을 그분에게 맡기는 것이 중요하다. 그분의 의로움을 찾다 보면 생각지도 않게 그분께서 우리 삶에 역사하시며 계획하시기 때문이다.
출처: 가톨릭평화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