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단상] 247. 여유로운 마음과 풍요로운 삶을 위해

현익재(라파엘, (주)지엠케이정보통신 대표)
현익재(라파엘, (주)지엠케이정보통신 대표)

 

‘영혼의 3대 구성 요소는 자유ㆍ유능ㆍ관계며, 이 세 가지가 충족되지 않을 때 영혼이 상처받고 불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강의를 듣고 생각해봤다. 구속당하지 않는 당당한 삶, 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삶, 그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원만한 관계 속에 살아가는 사람은 축복받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나는 CCTV(폐쇄회로 텔레비전) 카메라를 설치하는 회사를 운영한다. 업무관계로 교도소와 구치소를 방문한다. 그곳에서는 이동의 자유와 거주공간이 제한돼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우리는 살면서 어느 정도의 자유를 갖고 있다. 그런데 자유가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것인지를 모르고 산다. 우리는 공간적으로 제약을 받으면 상당한 심리적 압박감을 느낀다.

군대에 있는 아들에게 종종 “너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않았던 군사교육과 단체 생활을 하면서 필연적으로 육체와 마음의 갈등을 겪게 되는데, 이것은 당연하고 이겨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해주곤 한다. 누구나 처음 하는 일은 서툴고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그동안 아이들은 이런 환경에서 생활하지 않았다. 그래서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좋은 말과 일들을 통해 기뻐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반면 나쁜 말과 일들을 통해 불편한 마음을 갖게 된다. 요즘처럼 경쟁이 치열하고 예측하기 힘든 세상에서는 영적으로 준비돼 있지 않으면 살아가면서 고민과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러한 불편한 마음이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쳐 인간관계가 나빠진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항상 좋은 일만 있는 것도, 그렇다고 항상 나쁜 일만 있는 것도 아니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마음 상태에 따라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많이 다른 것 같다.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를 보면서 우리의 삶도 경주마와 같지 않을까 생각한다. 달리면서도 주위를 잠깐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진다면 삶이 더 풍성해지고 내적으로 더 충만해진다. 그래서 세상살이 고민과 스트레스를 덜 받아 행복하고 기쁜 삶을 살게 될 거라 믿는다.

나는 요즘 지인들에게서 “책을 많이 읽고, 여행을 자주 다니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여유로운 마음을 갖고, 사고력과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와 판단, 식별 능력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일탈을 거의 나쁜 쪽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에서 벗어나 유익하고 좋은 것들을 누리는 것은 ‘건전한 일탈’이라 생각한다. 다른 것을 해보는 것, 작은형제회 제3회 종신서약 후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 여행을 통해 내 눈에 비친 푸른 초원과 만년설, 호수를 바라보면서 아름다운 자연을 통해 내게 다가오시는 주님의 사랑을 느꼈고, 여유롭고 풍요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우연히 들른 키르기스스탄 정교회 성당에서 만난 주님과 성모님,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인사를 드리고 나오면서 나에게 다가오시는 주님의 사랑을 또다시 느끼고 거듭 감사를 드렸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소박하고 소탈하게 사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의 나를 떠올려 본다.

합창단 활동을 하면서 멜로디와 화음을 맞추며 노래하면서 치유하는 시간을 체험한다. 신앙생활을 통해 삶 속에서 나에게 다가오시는 주님의 현존과 사랑을 느끼고 체험하며 그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삶을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한다.

 

출처: 가톨릭평화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