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단상] 3. 남을 배려하고 위하는 삶을 살자

류덕희 모세(경동제약 회장, 한국평협 고문)
류덕희 모세(경동제약 회장, 한국평협 고문)

요즘 우리 사회를 들여다보면 가정에서부터 사회 전반에 이르기까지 극도의 이기주의에 물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는 관대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인색한 경우가 많습니다. 노력에 비해 과분한 대가만을 바랍니다. 남에게 할 도리를 다하기보다는 자기에게 필요한 것만 챙기는 데 급급해 하면서 과욕을 부리기도 합니다. 사회적으로는 집단 이기주의로 인해 일명 ‘떼법’과 같은 억지 요구가 늘고 있습니다. 이런 이기적인 사고 방식과 행동 양식들이 사회를 어지럽히고 세상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공동번역 마태 7,12)”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황금률로 불리는 고귀한 말씀으로 우리 신앙인들이 마음속 깊이 새기고 지켜나가야 할 중요한 지침입니다.

저는 살아오면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자 노력하고 이를 실천해 오고 있습니다. 몸이 좋지 않아도 병원에 가거나 입원하지 않는 한 결근하지 않았습니다. ‘아플 때마다 쉬게 된다면 함께하는 이들에게 본이 될 수도 없을 뿐더러 다른 이들에게 손해를 끼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질병으로 사망한 간부의 장례를 회사장으로 치르고 그 가족들을 20여 년간 돌보았습니다. 이러한 일들이 우리 직원들에게 신뢰를 주어서인지 그 어떤 회사보다 견실한 회사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 군대에서 사병으로 근무하면서 저는 부대 인근에 있는 고등공민학교에서 야간에 어렵게 공부하는 학생들을 돕고자 나선 일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궁리하다가 부대에서 너무 많이 낭비되고 있는 종이를 아끼는 방안을 생각해냈습니다. 여러 행정 요원들에게 핀잔을 들어가면서도 종이를 절약해 노트를 만들었습니다. 그런 다음에 그 학교와 우리 부대가 자매결연을 맺게 하고는 그 노트를 기증했습니다. 누구에게 잘 보이려고 한 일은 아니었지만 일개 사병의 이러한 모습은 큰 반향을 일으켰고, 저는 윗분들의 두터운 신임도 받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삶의 경험을 통해 어떠한 대가를 바라지 않고 남을 먼저 배려한다면 생각 이상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대접을 받으려고 한 일이 아니었지만 생각지도 못한 과분한 대우를 받게 됐기 때문입니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삶. 단순하면서도 당연한 이 가치를 어쩌면 우리는 잊고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남에게 떼써서 얻는 것’이 아니라 ‘땀을 흘려서 얻는 정당한 대가’를 바라면서 살아야 할 것입니다. 누구든지 이기주의적 욕심의 감정들을 버리고 진정으로 남을 먼저 배려할 줄 아는 어진 삶을 살아간다면 어지러운 세상을 밝게 하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출처: 가톨릭평화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