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리사랑이라고 합니다. 자식을 위해서는 아까울 것이 없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겠죠. 제아무리 나쁜 사람이라 할지라도 자식에게는 좋은 아빠, 엄마이고 싶고 무엇이든 해 주고 싶어집니다. 또한 자식의 더 밝은 미래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재산을 모으고 좋은 교육을 시키고자 애를 씁니다. 그러기 위해 부모님들은 어떠한 희생도 치를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지금 당장 다른 사람들의 비난을 받더라도 자식의 장래만 보장된다면 못 할 일이 뭐 있겠습니까? 걸림돌이 될 만한 것들은 먼저 나서서 치워버리고 탄탄대로만 걸을 수 있도록 바닥을 정리합니다.
워낙 사람도 많고 경쟁이 치열한 세상이다 보니 조금만 한눈팔면 뒤처진다는 생각에 놀 시간도 없이 아이들을 다그칩니다. 우선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성공을 거둔 뒤에 얼마든지 베풀 수도 있고 신앙적으로, 도덕적으로 바람직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자위하며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칩니다. 그게 제 모습입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부모님이 비슷한 생각이실 겁니다. “이건 아닌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자꾸 다른 집 아이들과 내 아이를 비교하게 되고 불안한 마음에 또 아이를 닦달하게 됩니다.
굳이 신앙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우리가 살면서 훌륭하다고 내세우는 사랑과 평화, 더불어 살기, 서로 돕기 같은 보편적인 가치들의 소중함을 알면서도 막상 나 자신이, 내 아이와 함께 그런 가치를 실천하는 삶을 살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바뀌지 못하고 하루하루 또 겉과 속이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얼마 전 장애가 있는 반 친구의 손을 잡고 함께 결승선을 통과한 어느 초등학교 운동회의 일화와 사진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나중에 프로 야구 시구를 하는 모습도 참 멋지더군요.)
어찌 보면 쉬운 일인데, 그리고 그런 마음과 행동이 바로 부모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길인데 어른들은 쉽게 할 수 없는 일을 아이들은 해낸 것이지요.
참으로 미안하고 고마운 일이어서 살짝 눈물이 나기도 했습니다만 한편으론 그런 일들이 당연시되는 세상을 만들지 못한 나 자신에 대한 자책감이 들었습니다. 결국 우리의 아이들이 착한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는 세상을 만든 건 우리 부모들이니까요.
“요즘 젊은 것, 어린 것들은 버릇없다.” 늘 기성세대들이 늘어놓는 탄식입니다. 그런데 그 버릇없는 아이들은 바로 저희를 보고 배우고 따라하는 거지요. 그러니 오히려 “요즘 어른들 형편없다”고 자책해야 할 일입니다. 미안해하고 고쳐 나아가야 할 일입니다.
부끄럽지만 제가 만든 노래 ‘아빠가 미안해’의 가사로 오늘 이야기 마칩니다.
“손을 잡고 나란히 걷기엔 / 가야 할 길이 너무 비좁다 했지 / 모두 함께 나누며 살기엔 부족한 세상이라고 말해왔어
느끼기보다는 많이 알아야 한다고 / 친하기보다는 이겨야 한다고 가르쳤지 / 그래서 아빠가 미안해
네가 지닌 꿈과 장점들을 /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았지
이루지 못했던 나의 꿈을 / 어느새 너에게 강요해 왔어
꿈꾸기보다는 영리하게 살라고 / 맞서기보다는 모른 척 따라가라 가르쳤지 / 그래서 아빠가 미안해
어지럽고 탁한 세상에 / 숨이 막혀 답답하고 지쳐도 / 어딘가에 있을 너의 꿈을 찾길 바라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 더 높이 올라가야 한다고 했지 / 주위를 둘러볼 시간에 / 한 걸음이라도 빨리 뛰어라 했어
잘살기보다는 많이 가져야 한다고 / 추억보다는 내일만이 중요하다고 했어 / 그래서 아빠가 미안해 / 그래서 아빠가 미안해”
출처: 가톨릭평화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