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단상] 107. 인간 ‘이동우’

김다혜 로사(방송인)
김다혜 로사(방송인)

개그맨 이동우씨와 라디오를 함께 진행한 지도 5년이 다 되어 간다. 그는 중도 시각장애인이다. 장애를 얻기 전에도 그는 꽤 멋있었지만, 지금의 그 역시 여전히 멋있고 위트 넘친다. 재즈도 부르고, 연극 무대에서 흐트러짐 없는 동선을 전하기도 하는 그는 언제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빠이자 남편 그리고 평화방송 라디오 ‘오늘이 축복입니다’ 의 명진행자이다.

몇 해 전 처음으로 그를 만난 후, 내가 그동안 장애인에 관해 관심도 없었을 뿐 아니라, 알아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그가 얼마나 외로운 시간을 보냈을지, 내가 장애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는지 돌아보며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는 것은 “이동우씨는 어떻게 원고를 소화하나요?”였다. 그것은 내 몫이다. 방송 전엔 여는 말을 읽어주고, 중요한 진행 포인트들은 음악이 나가는 사이마다 알려 준다. 하지만 그 정도 수고로움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는 타고난 감각이 있어 대본을 읽는 사람들보다 더 멋지게 방송을 해내는 그런 사람이다.

2013년 어느 날, 동우씨가 방송 전에 갑자기 놀라운 소식을 전했다.

“다혜야, 나 철인 삼종 경기를 나가보려고 해.”

시작도 하기도 전에 강하게 반대했다. 비장애인도 완주하기 힘든 코스를 하겠다고 하니 동생으로서 걱정이 더 컸다. 하지만 누구도 그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고 결심은 곧 실천으로 이어졌다. 방송국에서 만날 때마다 그는 녹초가 되어 있었다. 얼마나 훈련이 고된지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라디오 부스에 온에어 불이 들어오면 그는 기운찬 모습으로 생방송을 마치곤 했다. 놀라운 모습이었다. 인간의 마음이란 얼마나 큰 의지를 담고 있는 그릇인지 새삼 알 수 있는 사건이었다.

철인 삼종 경기를 마치고 난 소회를 묻는 내게 그는 오직 자신의 딸 지우를 위해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나중에 딸아이가 커서 자신을 강하고 튼튼한 아빠로 기억해줬으면 해서, 힘든 길을 달리고 자전거를 타고 험한 수영을 했다고 했다.

이동우씨를 만나기 전엔 장애인을 만나면 ‘어떻게 대해드려야 불편해 하지 않으실까?’ 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동우씨를 만나고는 많이 달라졌다. 그냥 나와 같은 한 인간, ‘이동우’ 그 자체로만 바라본다면 아무런 문제 될 것이 없었다.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많이 다르다는 것도 편견 중 하나다.

내가 본 이동우씨는 그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하고, 건강하고 섬세하며 무엇보다도 하느님을 사랑하고 자신의 삶을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사람이다.

매일 옆자리에서 그를 보고 있으면 그에게 어려움을 주신 하느님을 원망하기보다는 어려움을 극복해내고 삶을 사랑하려는 그의 아름다운 노력이 보여서 존경스럽다.

결핍이 있어도 자신에게 주어진 그대로의 삶을 사랑하는 사람, 그 결핍마저도 사랑하는 사람, 그 사람이 진정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닐까?

나는 오늘도 이동우씨와 함께 방송 마이크 앞에 앉는다. 그리고 손끝으로 세상을 보는 동우씨에게 오늘도 사랑을 배우고 있다.

출처: 가톨릭평화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