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단상] 111. 첫 마음

김다혜 로사(방송인)
김다혜 로사(방송인)

오랜만에 어느 가수의 작은 무대에 함께했다. 그간 크고 화려한 퍼포먼스 위주의 공연들만 보다가 온전하게 기타 소리와 가수들의 목소리에 집중하게 된 남다른 시간이었다.

좋은 노래는 화려한 수식이 없어도, 그저 눈을 감고 귀와 마음으로만 듣는 편이 더 와 닿았다. 기대하지 않았던 공연에서 나는 온전히 리듬과 악기 소리에 빠져들며 노래와 하나가 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다 문득, 나와 신앙생활은 얼마나 하나가 되어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되돌아보면, 내게도 열정적으로 신앙생활을 하며 본당 단체에서 활동한 때도 있었다. 꾸준하게 전례부에서 활동했고 쉬지 않고 제대 꽃도 꽂았다.

거의 날마다 성당으로 향했고, 언제나 미사를 보고서야 집으로 향했다. 그 시절에는 하느님께 사랑받는 충만한 느낌이 있었다. 또 나만 할 수 있는 일이라 여기며 책임감을 갖고 본당 일들을 해왔다.

시간이 지나고 본당에서 청년 활동을 마무리할 때까지 그 충만함이 지속됐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봉사직을 내려놓기로 하면서 가장 먼저 내 마음에 차오른 느낌은 서운함이었다. 사실 서운함이 생기기 전에 봉사를 내려놓을 수도 있었는데 욕심으로 붙잡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맡은 봉사직은 실은 내가 본당에서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그 자리는 나의 몫이기에 다른 이들이 채워 넣을 수 없을 것이라는 약간의 자만과 서운함이 공존했다. 이후 나는 신앙생활의 혼란스러움을 느끼게 되었다.

미사 참례를 해도 무언가 가득 차지 않고 공허한 느낌이 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먼 길을 돌아 다시 신앙생활이 자리를 잡게 되면서, 나는 그 사이 배운 것이 있다.

하느님을 위한 봉사는 온전하게 하느님을 위해 바쳐야 한다는 것, 나 자신을 위해서 선택하면 안 된다는 것, 봉사의 시작과 끝은 언제나 하느님이 먼저라는 사실을.

오랫동안 한 가지 봉사를 하게 되니, 내 마음에 욕심이, 그 봉사를 소유하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한 마음이 깊어질수록 처음의 마음, 내가 왜 봉사를 하고 싶었는지를 잊은 채 주변 상황들에만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봉사를 통해서 하느님을 만난다는 기쁨을 잊고 채워지지 않는 마음을 다른 누군가를 탓하며 공동체의 일들이라든지, 교회 안 인간관계의 어쩔 수 없는 불일치라든지, 나는 봉사 이외의 환경까지 신경을 쓰느라 봉사와 완전하게 하나가 되지 못했던 것이다.

악기 소리에 집중하며 마음으로 선율을 느끼던 그 순간, 나는 봉사를 처음 시작하며 내 마음과 몸이 하느님의 뜻과 일치하던 때를 떠올렸다. 감사했다.

아직도 부족한 신자이고 봉사 수준은 미미하지만, 나는 어떤 형태로든 하느님께 향하는 봉사를 놓지 않고 살고 싶다.

나는 다시금 떠올린다. 그리고 잊지 않기로 했다.

처음 떨리는 마음으로 성체를 조심스럽게 모셨던 기억.

견진 초를 대모님과 함께 잡으며 느꼈던 따스한 마음들.

다른 어떤 것도 필요없이 오직 하느님만으로 만족하고 집중했던 그 순간.

 

출처: 가톨릭평화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