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의 중요성’이라는 말도 있지만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 치고 상당히 관리하지 않는 편이다. 예전에 같이 코미디를 하던 형과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문재야, 넌 돈이 생기면 옷을 사 입을래? 밥을 사 먹을래?”
“무조건 밥 사 먹죠. 옷 못 입는 것보다 배고픈 게 더 싫어요.”
“문재야, 그런 경우엔 정말 죽을 것처럼 배가 고프지 않은 이상 무조건 옷을 사야 해.”
그 이유를 묻자 형은 배고픈 것은 티가 나지 않지만 옷을 못 입으면 못 사는 게 티가 난다고 설명했다. 그런 형의 의견에 반대로 “그건 외모지상주의 아닌가요. 솔직히 옷을 잘 입건 못 입건 사람 마음이 중요하지 외모가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라며 반박했다.
사실 어려서부터 운동을 했기에 학창시절엔 교복 아니면 항상 운동복을 입었다. 대학 시절도 마찬가지였고, 군대 전역 후 개그맨 지망생 생활을 하면서도 생활형편이 그리 여유롭지 않아서인지 패션이나 미용 쪽에는 아예 관심조차 없었다. 외모가 뭐가 중요할까. 옷보다 마음이 중요한 것 아닌가.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볼 기회가 있었다.
개그맨이 된 후 정말 수많은 사람을 만났고, 여러 장소에도 가봤다. 그곳에서 만났던 사람들은 개그맨 이문재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연예인이라는 환상이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에게 보기 좋게 실망을 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방송국 근처로 이사 온 후 동네 마트에 들렀다. 그날 마트 아주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문재씨, 이제 오셨네요. 문재씨 이사 온 거 소문 다 났어요. 어휴 근데 실제로 보니까 방송이 훨씬 멋있네.”
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집으로 돌아가며 생각했다. 화장하지 않아서였을까. 아니면 너무 편한 연습복과 목이 조금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있어서였을까. 집에 돌아와 거울을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건 연예인이라는 직업 때문이 아니다. 나 자신의 문제다. 한평생 나 자신을 관리하지 못한 내 잘못이다.’ 그 후로 옷에 대해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 정말 멋진 옷을 입고 집 앞 마트를 다시 찾아갔다.
그 아주머니는 “오~ 연예인이 들어오니 가게가 확 살아나네!”라며 웃으며 농담을 건넸다. 기분이 정말 좋았다. 똑같은 사람인데 단지 깨끗하고 좋은 옷을 입었다는 이유로 대우가 달라질 수 있었다. 친구들을 만날 때도 머리도 멋지게 꾸미고 깔끔한 옷을 입고 나갔다.
친구들 역시 “내 친구 역시 잘 나가. 오늘 멋지네!”라며 칭찬을 해줬다. 사실 귀가 좀 얇아 마트 아주머니가 칭찬을 해줬을 땐 필요 이상으로 물건을 많이 샀고, 친구들 칭찬에 그날 술값을 다 낸 적도 있었다.
사실 이렇게 자기 자신을 관리하고 꾸미는 일은 누구나 하고 있다. 관리의 중요성, 돌아보면 외모뿐만 아니라 각자의 생각과 마음가짐은 말투와 행동에 배어 나온다.
다시 말해 평상시 언제 어디서든 좋은 생각을 가지고, 예쁘게 말을 하고, 단정하게 옷을 입는다면 만나는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자기 생각과 말, 행동 그리고 옷차림까지 평상시에 잘 관리한다면 만나는 사람들에게 좀 더 나은 모습으로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가톨릭평화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