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가장 이슈가 되는 단어는 ‘공감’일 것이다. 방송은 소통이고, 소통의 기본은 공감이다. 평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오늘이 축복입니다’를 통해 많은 사람의 사는 이야기, 힘겹게 버텨내는 이야기부터 행복한 일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픔들까지 수많은 감정을 나누었다.
살레시오 수도회의 이해동 신부님께서 초대손님으로 오셨을 때의 일이다. 이 신부님은 유쾌하고, 멋지고 유머가 넘치는 사제였다. 신부님은 하느님께서 원하신다면 제2의 부름에 응답하겠다고 하시며, 남수단으로 선교를 떠나기 전 어머니께 바치는 편지를 방송 중에 썼다.
남수단으로 선교를 가겠다고 선언했을 때 노모는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안 가면 안 되겠는가? 자네도 한국에 있으면 좋을 텐데…”라며 말끝을 흐리셨다고 한다.
그런 어머니에게 쓴 편지를 읽는 신부님은 눈물을 참지 못하셨고, 이동우씨도 나도 한동안 펑펑 울었다. 그 시간 방송을 함께 듣는 청취자들도 같이 울었다. 그 순간 우리는 모두 노모를 두고 떠나는 아들의 마음과 아들을 먼 곳으로 보내는 부모의 마음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방송은 소통을 통해 서로를 완전하게 이해하도록 도와주기도 했다. 부모의 마음으로, 자식의 입장으로. 그렇게 우린 그 마음들을 같이 나누며 공감하고 슬퍼하고 응원했다.
교황님이 우리나라에 다녀가신 지 일 년이 되었다. 방송에서 코너 ‘교황님 따라 하기’를 진행하며 일 년 동안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멋진 행보들을 청취자들과 함께 나누었다. 교황님이 다녀가신 후로 비신자들에게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다.
“종교를 떠나서 정말 멋진 분이시다.” “종교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교황님을 보고 존경하게 되었고 가톨릭 교회를 다니고 싶다”는 이야기들이다.
교황님은 사람들과 진심으로 마음을 나누고 또 그 마음을 보듬어 주는 분이었다. 언젠가 교황님이 노숙자들과 그들이 키우는 반려견까지 함께 교황청으로 초대해 아침 식사를 했다는 기사와 사진을 본 적이 있다. 가난한 사람들을 사랑하고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기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 면에서 교황님이 보여주시는 모습은 용기 있는 모습이고, 누구에게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따뜻한 마음이다.
불통의 벽이 높아지는 요즘, 사람들에게 가장 절실한 일은 바로 누군가가 나의 마음과 이야기를 공감해 주는 것이다. 누군가의 마음을 공감한다는 것은 그들의 마음에 가장 가까이에 서서, 그 마음을 느끼고, 보듬어 주는 일이다.
저명한 심리학자는 “누군가 힘들다고 얘기한다면 그냥 곁에서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우리는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만 높이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나만 이야기하고, 내 목소리만 높이고, 다른 사람의 말에는 무심하다면 점점 그 사람은 고립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듣는 것에 서툰 사람 말고, 언제나 따뜻하게 두 손 잡고 깊은 눈빛을 주고받으며 누군가의 말을 공감하고 싶다. 나는 오늘도 ‘공감’하려고 노력한다. 답답하고 꽉 막힌 이들의 마음에 나의 공감이 조금은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면서.
출처: 가톨릭평화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