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스피스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왜냐하면 호스피스는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팀을 이뤄 죽음이 예견되는 말기 환우와 가족을 한 단위로 돌보는 ‘사랑의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의사, 간호사, 사회사업가, 성직자, 봉사자 등이 한팀이 되어 혼신을 다해 전인적으로 즉 신체ㆍ정신ㆍ사회ㆍ영적인 문제를 돌보며 죽음을 동반해주고 사별까지 돌보는 ‘사랑의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호스피스에선 우리가 항상 사랑 안에 살고 있는지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며 성찰해야 합니다.
의사인 저는 호스피스 환우들이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암성 통증과 여러 신체 증상 등을 조절해 줍니다. 참으로 기쁜 소식은 현대 의학의 발전으로 마약성 진통제 등을 통해 암성 통증의 거의 90% 이상을 조절함으로써 안 아프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간호사들은 환우들과 가장 가까이 머물면서 하루 24시간 전인 간호로 돌보아 줍니다. 봉사자들은 환우ㆍ가족과 대화는 물론 목욕 등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봉사해 줍니다. 사회사업가는 환우와 가족이 직면한 가족 구성원 간의 문제, 경제적 문제에 도움을 주고, 성직자는 삶과 죽음의 의미, 근본적인 인간 구원 등 영적인 문제 전체를 돌봐줍니다.
죽음이 가까운 환우들에게는 따뜻한 호스피스 사랑의 돌봄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인간이 혼자서 죽음을 잘 준비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우며, 누구나 이웃의 따뜻한 사랑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어린아이가 엄마의 사랑을 받고 자라듯이 말입니다.
호스피스에선 가족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환우가 죽음이 가까워지면 전신 상태가 나빠져 모든 것을 가족에게 의지하게 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 즉 먹고 마시는 것은 물론 대소변 등 모든 것을 의지하게 됩니다.
이때 마지막 가는 남편 옆에는 아내가, 아내 옆에는 남편이 있고, 또한 자녀도 끝까지 돌봐 줍니다. 그래서 가족이 소중한 존재, 특히 부부가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되어 화해와 용서가 쉽게 이루어집니다.
부부간의 사랑은 저의 삶에도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저도 그들처럼 제 처를 주님이 맺어주신 삶의 동반자이며 은인이라고 생각하는가? 제 가정생활을 뒤돌아보면서 나 중심적인 이기적 삶을 회개하고 이타적인 삶, 즉 처를 먼저 생각하고 배려해주는 삶으로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집에 와선 청소도 해보고, 설거지도 해보며 사랑을 실천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저의 가정생활이 차츰 변화되면서 사랑과 기쁨이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어렵고 힘든 죽음의 시기에 호스피스 환우들은 호스피스 팀원과 가족이 보여주는 헌신적이며 구체적인 사랑을 받으면서 그들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깊이 체험하게 됩니다. 호스피스 환우들이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큰 사랑과 인간적인 대접을 받고 있으니 이 세상에 태어난 보람이 있어요’라고 말할 정도로 사랑해 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들의 상처투성이 마음이 따뜻한 사랑으로 치유되면서 사랑으로 가득 차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그들은 놀랍게도 사랑으로 새롭게 태어나, 그들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에게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말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들의 얼굴은 사랑의 기쁨으로 빛나기 시작하고, 마지막 삶을 감사하면서 충만하게 살기 시작하며, 은혜롭게도 영원한 생명을 체험하게 됩니다. 호스피스 사랑은 죽음을 이기고 부활의 생명을 줍니다! 죽어가는 환우 안에 계시는 예수님께서 환우와 함께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의 생명을 주시기 때문입니다!
출처: 가톨릭평화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