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종종 “영육간에 건강하십시오”라고 인사한다. 하지만 육적인 삶과 영적인 삶에 대해 잘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통해 진정한 사랑을 알 수 있을까?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어떻게 하는 사랑이 진정한 사랑일까 생각하게 됐다. 참사랑은 어떤 상대를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으로 존중하는 것이 아닐까.
육적인 삶은 세상 속에서 먹고 마시며 겪는 일상적인 일들이고, 영적인 삶은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 세상을 살아 나가는 힘을 얻고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아는 삶일 것이다. 앎이란 무엇일까. 앎을 통해 우리의 부족함을 알게 되고 그 부족함을 채우려고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를 영적인 성장으로 이끄시는 주님의 사랑을 체험하게 된다.
주보를 보고 알게 된 서강대 가톨릭 경영자 과정에 입학하게 됐다. 교과과정이 영성 강의 50%, 경영 강의 50%로 구성돼 있었다. 나는 부족한 경영 강의를 더 듣고 싶었다. 영성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던 때여서 갈등하고 있었는데, 이를 아신 신부님께서 “수료생은 영성 강의에 더 호응이 좋다”는 말씀을 전해주셨다. 그래서 청강을 결심하게 됐다.
그땐 세례받고 얼마 안 된 시점이어서 그 과정을 통해 역시 주님의 이끄심에 순명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매주 목요일 저녁 열리는 수업에서 교수님의 경영 강의와 2교시 영성 강의를 통해 부족한 이론을 배웠다. 하이라이트는 3교시(?)였다. 주님 현존을 느끼며 대학원 동기들과 사랑과 우정을 확인하는 친교 시간이었다.
야간대학 산업체 과정을 다닌 나는 대학 시절의 추억이 거의 없어서 그런지 3교시가 매우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그래서 안 빠지고 열심히 참석했다. 피정을 통해 대학원 동기들과의 친교를 다지고 미사에 참여하면서 주님께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었다.
또한, 가족 특강을 통해 가족구성원 간의 사랑과 관계성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대학원 동기들과 함께한 성지순례를 통해 신앙 선조들의 순교 정신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순례를 통해 우리와 함께하시며 현존하시는 주님의 사랑을 느끼고 ‘주님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드리곤 했다.
입학식 때 총동문회장님이 격려사에서 “인생을 살아오면서 잘한 것 세 가지 중 한 가지가 가톨릭 경영자 과정에 참여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을 세월이 흐른 뒤에야 공감하게 됐다.
일본 여행 중 알게 된 어느 기업체 대표님과 후쿠오카 다이묘마치 주교좌성당 주일 미사에 함께 참여한 인연으로 수강하게 된 가톨릭 언론인 신앙학교(35기)의 주옥같은 9주간의 영성 강의를 듣게 되었다. 신앙학교 선배님의 헌신과 사랑을 느끼는 친교의 시간 속에서 형제적 사랑과 우정을 통해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수료식을 마치고 귀가하면서 가진 묵상 중에 주님의 사랑 안에서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다시금 마음속에서 울려오는 소리.
‘어떤 순간이든 우리는 항상 기뻐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래야 사랑이신 주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사랑에 응답하는 사랑스러운 자녀들일 것이다.’
출처: 가톨릭평화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