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빈ㆍ정결ㆍ순명 서원하고 하느님께 봉헌하는 삶을 살아가는 성직자, 수도자의 도움으로 평신도는 방황하지 않고 하느님을 바라보며 믿음의 생활을 할 수 있다.
작은형제회에는 제1회 성직자, 제2회 수도자, 제3회 재속회(평신도)가 있다. 제3회 회원은 평신도로서 다음과 같은 삶을 살기로 서약한다.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말씀과 표양에 영감을 준 복음적 생활 △재속 프란치스코의 고유한 봉사정신 실천 △교회 재건에 노력하고 모든 사람을 위한 선교 사명에 참여.
재속 프란치스코 맛세오 형제회에 지원해 매월 둘째 주일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프란치스코 사부의 가르침과 클라라 성녀의 삶을 배웠다. 온전히 하느님께 봉헌하는 프란치스칸 영성을 배운 것이다. 신부님의 영성 강의로 조금씩 영적으로 성장해가고 피정과 봉사를 통해 소외된 형제자매를 만나면서 내 삶을 되돌아보며 하느님께 감사드렸다.
프란치스코 성인이 남겨주신 회칙과 회헌을 읽고 쓰며 그분의 가르침을 조금씩 알게 됐다. 성인의 회칙에는 ‘회원은 형제들 가운데서 성경과 교회 안에서, 그리고 전례 행위 안에서 살아계시고 활동하시는 그리스도를 발견해야 한다’(제5조)는 구절이 있다. 성인께선 재속회원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회칙으로 알려주신다는 것을 알게 됐다. ‘최소한 이것만은 지키며 나를 따르라’고 하시는 것 같았다.
‘종신서약 참 가난의 기쁨’ 피정 강의를 통해 행복은 만족의 상태며, 만족은 안정되고 편안한 상태임을 배웠다. 우리는 불안정하고 불편한 상태에 있는 것을 불행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말씀을 듣고는 다시금 나를 돌아보게 됐다. 무언가를 소유하려는 욕구, 욕심에서 벗어나 구속당하지 않는 삶, 집착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3)
프란치스코 사부는 영성을 통해 세상 속에서 내가 해야 할 일과 가야 할 길을 알려주신다. 형제회 형제자매들의 사랑과 봉사로 ‘형제적 사랑’을 배웠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사랑을 체험하게 하고 축복해주심을 마음으로 느꼈다.
성인께선 제자들이 여행을 떠날 때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신발은 신되, 옷도 두 벌은 껴입지 말라고 이르셨다. 불편과 불안정을 통해 하느님께 다가가시려 했다는 말씀을 통해 요즘처럼 나를 중심으로 아는 세상에서 우리를 일깨워 주신다.
내가 행복해야 가정이, 사회가, 주변 사람들이 행복하게 된다. 여러 교육에 참여하면서 순명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됐다. 처음엔 무슨 말인가 했다. 순명은 ‘듣는 것’이라는 뜻도 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하기 싫은 일이 많지만, 하느님께서 주시는 일이라 생각하고 참여하곤 했다. 시작할 땐 알지 못했던 것을 알아가면서 순명하고 참여하며 행복해지면서 절로 감사하게 된다.
‘주어지는 대로 최선을 다해 살자’, ‘주님께서 이끄시는 대로 편안하게 마음을 비우고 여유를 갖고 살자’, ‘용기를 내어 힘들어하는 형제들에게 위로의 한마디를 전할 수 있는 삶을 살자’고 결심하고 노력 중이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신 소명은 무엇일까? 각자 다르게 주어지는 소명에 따라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 하느님 사랑에 보답하는 것이며 세상을 평화롭게 만드는 길임을 깨닫는다. 부족하지만, 주님께서 이끄시는 대로 하나씩 해보고자 한다.
출처: 가톨릭평화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