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 아래 같은 사람은 없습니다. 같은 시대를 살더라도 개인의 환경과 생각과 감정들이 같지 않기에, 모두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쉽게 상대방의 기분을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당신의 마음은 내가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로 그 사람의 마음을 백번 헤아릴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상대방과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하더라도 정확히 내가 그의 상황과 같다고 단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쉽게 상대방의 마음을 다 헤아리듯 평가해서는 안 되며,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게 중요합니다.
어쩌면 하느님은 이미 우리를 위해 노력하고 계신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묵묵히 우리의 옆을 지켜주시며, 우리 말에 귀 기울이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하늘 아래 똑같은 사람이 없다는 건 스스로 정말로 소중한 존재라는 의미입니다. 나와 같은 사람이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은 스스로 유일한 존재이고 특별한 존재라는 걸 증명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사목부에서 봉사하던 때에 교리교사 양성 과정에 함께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청년들에게 ‘너는 특별하단다’라는 애니메이션을 교육용으로 틀어준 적이 있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은 펀치넬로. 펀치넬로는 나무 사람들이 사는 웨믹 마을에서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평가와 관계없이 자기 존재의 중요성을 발견해 나갑니다.
이 교육용 애니메이션을 청년들에게 보여준 이유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할 교리교사들이 학생들에게 특별하다는 걸 일깨워주기 위함도 있었지만, 성인이 된 많은 사람이 본인의 유일함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존재 자체로 특별하고, 이 땅에 두 발을 디디고 있는 것만으로도 잘살고 있는 것인데 말이죠. 자신을 과소평가하고, 자존감을 스스로 낮추며, 위축된 모습으로 하루를 보내는 것 같아 안타까웠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다른 존재입니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스스로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저희가 섬기는 하느님께서도 자주 말씀하시는 이야기입니다.
“기뻐하십시오.
자신을 바로 잡으십시오.
서로 격려하십시오.
서로 뜻을 같이하고 평화롭게 사십시오.
그러면 사랑과 평화의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실 것입니다.” (2코린 13,11)
우리는 자신이 특별하다는 것을 기뻐하고, 자신을 아프게 하는 행위는 내려놓고, 자신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유일함을 격려하며, 서로 뜻을 같이 나누며 평화롭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사랑과 평화의 하느님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길 희망해 봅니다.
출처: 가톨릭평화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