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단상] 288. 기도는 나의 힘

(임두빈, 안드레아, 생활성가 가수)
(임두빈, 안드레아, 생활성가 가수)

 

호기심 많았던 어린 시절 아버지께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아들아! 세상에서 가장 빠른 것이 무엇이라 생각하니?” 저는 잠시 고민하다가 아버지께 대답하였습니다. “기차요! 비행기요! 아니다! 음. 빛이요!”라고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아버지께서는 틀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아버지께 “그럼 뭐가 가장 빠른데요?”라고 말씀드렸더니 아버지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정답은 사람의 생각이지!” 빛은 초속 30만km인데 그 속도로 명왕성까지 59억km를 간다면 327분이 걸리지만, 사람의 생각은 1초도 걸리지 않는단다.

“아들아! 하느님의 모상이라는 뜻을 아니?” 저는 대답했습니다. “네! 교리 시간에 배웠어요! 하느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너무 사랑하신 나머지 당신의 모습대로 만드셨다는 의미 아닌가요?” “그래 맞아! 하느님께서 생각하시고 느끼시는 것을 인간도 똑같이 느끼도록 창조하신 것이지! 그래서 인간이 생각하고 상상하는 꿈은 한계가 없단다.”

“그럼 또 질문할게! 하느님과 인간이 다른 점은 무엇일까?” 저는 한참을 고민하다 대답하였습니다. “잘 모르겠어요!” 아버지께서는 웃으시며 설명해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생각하시는 모든 것을 바로 이루실 수 있지만, 우리는 생각하는 대부분은 이룰 수 없단다. 다만 어떤 것은 충분한 시간과 노력으로 이뤄낼 수도 있겠지. 피아노를 연주하기 위해서 수많은 연습과 노력이 필요한 것처럼 말이야.”

아버지는 또 말씀하셨습니다. “아들아, 우리 매일 저녁 함께 모여 기도하지?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바라고 원하는 모든 것을 기도를 통해 듣고 계신단다. 그러니 매일매일 빼먹지 말고 열심히 기도하면, 너의 소망을 들으시고 하느님께서 도와주실 거야.”

이렇게 전 어린 시절 아버지의 신앙교육 덕분에 사춘기를 무탈하게 지나갈 수 있었습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 미래에 대한 막막함으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게 되었습니다. 극심한 우울증으로 기도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 제게 힘내라고 건네준 지인의 편지에 오상의 비오 신부님의 글귀를 읽게 되었습니다.

“기도하십시오. 마지못해서라도 기도하십시오. 많이 기도하는 사람은 구원을 받습니다. 적게 기도하는 사람은 위태롭습니다. 의지를 보시고 상을 주시는 것이지 감정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한테서 위안을 받을 생각은 하지 마십시오. 그들이 어떤 위안을 줄 수 있단 말입니까? 우리 영혼에 그토록 소중한 그분께 말하고, 기도하고, 그분을 포옹하십시오.”

감동적인 오상의 비오 신부님의 말씀에 큰 용기를 얻어 다시 기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날을 돌아보면 “그때 왜 그랬지? 그러지 말걸!” 하는 바보 같은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저의 어리석음을 선으로 바꿔주시는 살아계신 하느님의 손길에 후회보다는 감사와 찬미를 드리게 됩니다.

무엇을 하든지 어디에 있든지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 대화하고, 기도를 통해 하느님께 응답받는 삶을 살아간다면, 시련에 넘어지더라도 저를 일으켜 주시는 하느님께서 제 앞길을 지켜 주시고 곧게 해주실 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출처: 가톨릭평화신문